조선어

리신숙, 최병성 청취자 편지

criPublished: 2019-05-24 10: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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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부 앞:

송휘, 리명란 아나운서 선생님들 안녕하셨습니까?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매주 빠짐없이 잘 듣고 있지만 편지는 자주 쓰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저는 오늘 "한국 울산에 계시는 CRI 애청자 김대곤 선생을 만난지 1년이 되는 날을 되새겨"란 글을 적어 올리려 합니다

지난해 5월 19일 우리 부부는 둘째 사위의 배동 하에 장춘에서 중국남방항공회사 여객기에 몸을 싣고 헤어진지 약 30년이 다 되어가는 아들 며느리를 만나러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물론 아들 며느리를 만난다는 것도 더없이 기뻤지만…울산에 가게 되면 CRI 우리말 방송을 열심히 청취하시는 김대곤 선생을 만나 보고 문안을 전해 달라는 장춘 애청.애독자클럽 김수영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당부를 생각하며 인천공힝에 서서히 착륙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마중 나온 아들 며느리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고 아들 며느리의 자가용에 편하게 앉아 한국 동남방향쪽 산을 바라보며 다섯시간 달려 밤11시경에 아들 집에 도착하여 봇짐을 풀었습니다

5월 20일은 일요일이어서 마침 아들이 일하는 회사가 공휴일이라 그들의 안내로 젊은 시절에 늘 부르던 '울산 큰 애기' 가사를 마음 속에 되새기며 울산--고개 넘어 바닷가 기슭 밤나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다정히 모여 사는 농어촌 마을과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다층 빌라 음식점들이 줄지어 늘어서고 현지 특산물인 조개 바다우렁 미역 그리고 방금 가마 솥에 쪄낸 구수한 반계찜으로 밥상이 풍성해지는..이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검은 땅에서 물길 따라 벼농사만 지으며 80여생을 살아온…우리에게는 너무나 다른 고장이었습니다.

동해나 울산에 밤나무 그늘

경치도 좋치만 인심도 좋구

큰애기 마음은 열두폭 치마

실백자 언저서 전복삼일세

울산 큰 애기들의 곱고 넓은 마음을 바닷가 참솔나무 그늘에 기대어 망망한 동해를 바라보며 조용히 흥얼거려 봤습니다

울산자연공원 '10리 대나무' 숲에 갖가지 화초들이 활짝 핀 태화강 대공원도 둘러보면서 스마트폰에 기념 영상도 남겼습니다

김대곤 선생 부부와의 첫 만남은 5월 22일(음력으로 4월 8일)에 이루어졌습나다. 김대곤 선생네 거처는 3층빌라 건물로서 울산시 시청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시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바로 내려 돌아서니 김대곤 선생 부부가 우리 일행을 주차장 어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CRI 방송을 통해 김대곤이란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으나 대면은 처음이었습니다.

뜻깊은 초면 인사를 나누고 김대곤 선생 부부의 안내로 3층으로 올라가 객실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은 후…울산까지 오게 된 자초지종과 CRI장춘애청.애독자클럽 김수영 회장님과 회원들이 김대곤 선생에게 드리는 정에 넘치는 따뜻한 문안도 전해 드렸습니다.

그리고장춘애청자.애독자클럽윤영학전임회장과'두망강반에설인한박씨일가의100년이민사'를쓰신대련에계시는박남권선생이보낸약간한선물들을김대곤선생에게전달하였습니다. CRI 한가족으로서첫만남의즐거움을마음속에새겨두기로서로다짐했습니다.그리고저의서투른서예솜씨로중국송나라때시인왕안석(王安石)의시구(岁老根弥壮,阳骄叶梗阴:세월이흐를수록뿌리는더단단하고햇빛이더강할수록잎은더무성하다)를쓴족자한쪽을김대곤선생의서재에걸어올렸습니다

이는 너무 간단하고 보잘 것 없는 선물이지만 CRI 장춘애청자분들과 한국울산애청자 김대곤 선생과의 국제적 우의를 돈독히하는 뜻깊은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사이 김대곤 선생의 부인이 우리들을 위해 푸짐한 점심 밥상을 차렸습니다.

식사 후 김대곤 선생의 안내로 각국의 우리말 방송을 청취하는 그의 청취실을 돌아봤습니다. 벽에는 세계지도와 한국지도가 나란히 걸려 있었고 세계 각 국 우리말 방송시간표 시간에 따른 FM. MW. SW1. SW2 등 주파수들을 적은 프린트물이 정연히 붙어 있었습니다.

수신라디오만10여대넘게테이블에놓여있었는데여기에는60~70년대외곽이크고목질로조립된전자관구식라디오도있었습니다.미국,중국,일본,독일,이탈리아,한국등각국수신기들은거의다비교적사치스럽게만들어진반도체라디오들로수신도는높지만음색(音色)이부드럽지않아전자관(电子管)라디오를좋아한다고김대곤선생은말씀하셨습니다.미국의한국어방송,중국국제방송조선어방송,러시아의 KOREAN 방송청취후음질과주파수를기록한노트,그리고모니터보고서류들이서랍에꽉차있었습니다.

빌라옥상바닥에는여러가지남새들을크고작은화분에심어싱싱히자래우고각국전파수신안테나들이이리저리뻗어있어또거미줄(蜘蛛网)을방불케했습니다.

전자 작동 수신방향 조절안테나를 방송 청취실에서 방향을 조절한다고 소개해주었습니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70세를 넘은 분이 각국 우리말 방송을 열심히 청취하며 소감을 적어 제때에 방송국에 보낸다는 것은 모든 CRI 방송청취자들의 모범이 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오늘 이만 줄이면서 송휘 리명란 아나운서와 CRI 전체 임직원들의 건강을 진심으로 비는 바입니다

퀴즈 풀이답: 중국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는 흑룡강성 동강시에서 시작하여 해남성 삼아시까지 통하는 고속도로로 동북을 지나 관내에 들어선후 대부분 해안선을 따라 설계되었습니다. 고속도로의 길이는 5700km라고 알고 있습니다

장춘애청.애독자클럽관성구소조

리신숙 최병성

2019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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