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관중 편-제1회: 적군에서 아군으로
“공자 규는 소백의 형이다. 왕은 장남이 되는 법이니 소백은 국왕이 될 자격이 없다!”
그리고 장공은 군대를 풀어 제 나라 국경에 주둔시키고 규를 제 나라 국왕으로 재 옹립하라고 제 나라에 압력을 가했다.
사실 그 때 소백은 관중의 화살을 살짝 비껴 맞았다. 그는 급한 김에 혀를 깨물어 피를 토하며 활을 맞고 숨을 거둔 척 위장했다. 그리고 포숙아는 관중이 자리를 뜨자 소백에게 평복을 갈아 입히고 작은 마차에 태워 밤도와 귀국해서 국왕이 되는 기회를 선점하게 했던 것이다. 포숙아는 장공이 군대를 풀어 압력을 가해오자 환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 나라 군대는 일격에 무너지는 약한 군대입니다. 제 나라 군대는 긴 말 하지 말고 출격해야 합니다.”
포숙아가 군대를 거느리고 삼면에서 공격하자 노 나라 군대는 과연 금방 패해서 물러가고 장공은 평복을 갈아입고 도주해서 겨우 노 나라로 돌아갔다. 관중도 노 나라 군대가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규를 호송해 노 나라로 돌아갔다.
포숙아는 환공의 왕위를 지키고 자신의 절친인 관중을 모셔오기 위해 제 나라 군대를 거느리고 노 나라를 토벌했다. 대군이 압박해 오자 장공은 하는 수 없이 포숙아의 요구에 따라 규를 죽이고 관중과 소홀을 죄수 호송차에 태워 제 나라로 압송했다. 소홀은 그 모욕을 못 이겨 기둥이 머리를 박아 자살했고 관중은 스스로 죄수 호송차에 뛰어 올랐다.
관중을 압송하는 죄수 호송차가 제 나라로 이동하는 동안 포숙아는 환공에게 관중의 장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환공은 관중이 쏜 화살에 맞은 것을 생각하면 관중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 포숙아가 그런 환공에게 말했다.
“대왕께서만약제나라를잘다스리려하신다면고혜와숙아만임용하면되고만약제후들중에서주도권을잡고맹주가되시려면반드시관중이있어야만합니다.단언컨대관중이어느나라에있으면그나라는반드시가장강한나라가될것이고그나라는반드시제후국들중에서패자(覇者)가될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단언하시오?”
“저는 관중과 어릴 때부터 친구라 그를 너무 잘 압니다. 그는 나라를 잘 다스리고 나라를 잘 지키는 능력과 경륜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는데 저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환공이 웃었다.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의 무시를 당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잘 다스리는 신하가 되겠소?”
“저의 설명을 들으시면 관중이 비범한 사람인줄 아시게 됩니다. 전에 그와 동업해서 장사를 했는데 이문을 나눌 때 그는 항상 더 많이 가져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가 재물에 욕심을 내고 우정을 무시한다고 말했지만 저는 관중이 그 돈에 목 맬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돈을 더 많이 가져간 것은 그의 집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후에 우리는 또 같이 전쟁에 나가기도 했는데 그는 언제나 후방에 있었고 퇴각할 때면 또 언제나 앞장에 섰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죽기를 두려워 그렇게 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모친이 생전이기 때문임을 저만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죄수 호송차로 관중과 소홀을 제 나라로 보내라고 장공에게 요구했을 때 소홀은 자결해서 규를 따라 갔지만 관중은 스스로 차에 뛰어 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소홀의 충절을 찬미하고 관중의 후안무치를 비웃지만 관중이 큰 일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저만 알고 있습니다. 아직 절세의 재능을 펼치지도 못했고 아직 이상의 꽃을 피우지도 못한 그가 어찌 체면 때문에 목숨을 버리겠습니까? 사실 그는 이번에 제 나라에 오면 저의 천거로 대왕께서 반드시 자신을 중용하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무대를 가지게 되며 이 곳에서 삶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고 있을 것입니다.”
환공은 그제서야 포숙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환공은 또 물었다.
“그대는 관중에 대해서는 그렇게 잘 아는데 그대 자신은 잘 알고 있소? 그대가 관중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이오?”
“제가 관중에게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아주 많습니다. 너그럽게 사람을 대하고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부분에서 그보다 못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그보다 못하며, 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는데 그보다 못하고, 세상에 예와 의를 전파함에 그보다 못하며, 북을 울려 군사의 사기를 돋우는데 그보다 못합니다. 다시 말하면 저는 그냥 평범한 충신에 지나지 않지만 관중은 천하를 다스리는 인재입니다. 대왕께서 관중을 지나치시면 가장 큰 유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
환공은 내심으로 감탄하며 또 물었다.
“내가 관중을 중용하면 그대는 어떻게 하겠소?”
“대왕께서 관중을 재상으로 모신다면 저는 그를 보좌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
그로써 환공은 관중이 비범한 인물임을 믿고 몸소 멀리까지 나가서 관중을 맞이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