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주문왕 편-2, 하옥 그리고

criPublished: 2022-10-26 08:38:54
Share
Share this with Close
Messenger Pinterest LinkedIn

2. 하옥 그리고 <주역>

나라가망하려면요괴가나온다는말이있다.상(商)나라의번영을이룩한무정(武丁)왕이가고백년여가지나자상나라에폭군주왕(紂王)이나타났다.젊고힘이장사인주왕은남아도는에너지를나라를다스리는데쓴것이아니라황음무도에쏟았다.그는주지육림을만들어놓고매일후궁의미녀들과그속에서즐겼다.

그때구후(九侯)에게아름다운딸이있어서주왕의후궁이되었다.하지만그녀는밤낮으로음란을찾는주왕이싫어서주왕을피하기위해항상반지를착용했다.당시후궁이반지를착용하면합방이불가함을말했다.그날도주왕은구후의딸이또반지를착용한것을보고대로해서구후와딸의목숨을빼앗았다.

악후(顎侯)가참다못해구후를비호했다.

“이런 일을 어이 구후에게 책임을 묻는단 말입니까? 구후는 무고하다고 사료됩니다.”

“그의 딸이 죄를 범했는데 그가 어떻게 죄가 없단 말이냐? 구후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느니라.”

“우리는 희창을 배워야 합니다. 한 사람이 죄를 지으면 그 사람의 죄만 물어야지 처자식은 무관합니다. 하물며 부모는 더욱 그러합니다.”

악후가 희창을 거론하자 주왕은 더욱 화가 났다. 나날이 성망이높아지는 희창은 주왕의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다. 주왕은 악후를 하옥시키고 앞으로는 누구든지 희창의 이름을 거론하면 즉시 목을 벨 것이라는 어명도 내렸다.

이말을전해들은희창은아무말도하지않고머리만저었다.하지만주왕의마음을읽은간신숭후(崇侯)가첩자를통해희창이악후를동정한다고것을알고주왕을찾아가서희창을모함했다.

“대역무도한 희창이 무도한 폭군이라고 대왕을 비방하고 있습니다.”

희창을 벌할 빌미가 없어서 속을 앓던 주왕은 그 말을 듣자 이제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즉시 명령을 내렸다.

“희창을유리(羑里)의감방에하옥시키라!”

유리감옥은중국역사상최초의국가감옥으로오늘날하남(河南)성탕음(湯陰)현에위치해있다.

무고하게투옥된희창은억울하다고하소연하면서긴긴시간을허비한것이아니라팔괘연구에몰두했다.원래부터신화에나오는복희씨(伏羲氏)의선천팔괘(先天八卦)에조예가깊었던희창은팔괘가바로선인들의지혜의산물이고상고시대의현인들이위로하늘을보고아래로지리를연구하며멀리내다보고앞일을예측하면서중국의음양(陰陽)문화를형성했다는것을알았다.

그는그런거인들의어깨에올라서서더많은연구를하려고작심했다.마음이정해지자희창은선천팔괘연구에몰입해후천(後天)팔괘를만들었으며팔괘로부터우주만물을구성하는8가지기본물질을이끌어내고그로부터무궁무진한사물을추단했다.그후사람들은인류수학역사상의이진법이팔괘에서가장일찍탄생했음을증명했다.

희창은8개의경괘(經卦)를서로중첩,배열시켜64개의중괘(重卦)를구성함으로써음양기화(陰陽氣化)의원리를포함한,음과양이서로사라지고자라나며바뀌는과정을보여주었다.희창이펴낸에나오는“하늘의운행이강건하니(天行健),군자는이것을본받아스스로강건하여쉬지않으며(君子以自强不息)땅이두터운것처럼(地勢坤)군자는덕을두텁게쌓은후만물을포용하라(君子以厚德載物)”는정신은오늘날도중국인들의영혼에깊이스며들었다.

주왕은 희창을 하옥시킨 후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숭후가 보고했다.

“희창의 장남 백읍고가 공물을 진상하러 와서 대왕을 뵙고자 합니다.”

그제서야 주왕은 유리의 감방에 갇혀 있는 희창을 기억하고 물었다.

“희창이 감방에서 지낸 지 몇 년이 되는데 뭘 하고 있느냐?”

“옥중에서복희씨의팔괘를연구하고있는데사람의화복(禍福)과음양(陰陽)을알며사람의생사(生死)도예측한다들었습니다.”

그 말에 주왕은 대로해서 말했다.

“백읍고에게 능지형을 내리고 그 고기로 떡을 만들어 희창에게 가져다 주라. 생사를 예측한다는 그가 아들의 고기를 알아보는지 보게 말이다.”

희창이 옥중에서 우주와 삶의 이치를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고 곧 이어 숭후가 와서 주왕의 어지를 전했다.

“대왕께서 고기 떡을 하사했으니 맛을 보라.”

그 고기 떡을 한 입 맛 보는 순간 희창은 갑자기 구역질이 나서 한 모금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러자 숭후가 말했다.

“대왕께서 내리신 진미이다. 더 맛을 보라! 먹지 않으면 대왕에 항명하는 것이다.”

희창은 억지로 참고 떡을 다 먹었다. 그러자 숭후는 흉물스러운 웃음을 띄고 말했다.

“성인도 아들의 고기를 먹는가? 네가 금방 먹은 것이 백읍고인줄 모르는가? 성인은 무슨? 뭐 생사를 예측한다고? 말뿐이로군.”

아들이 죽은 것을 안 희창은 놀람과 슬픔으로 먹었던 떡을 깡그리 토해내고 담즙과 심혈도 모두 토해낸 다음 그 앞에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기산기슭주원(周原)의여러현인들이희창을구하기위해산의생을시켜주왕에게공물을진상하게했다.주왕은산의생이진상한미녀와보물들을일일이살펴보고크게기뻤다.이때숭후가와서보고했다.

“희창이 백읍고의 고기로 만든 떡을 다 먹었습니다.”

“희창이 성인이라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어찌 아들의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냐? 이런 폐인을 가두어둔들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 그를 풀어주어라.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과인에게 많은 공물을 진상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거라!”

주왕은 희창이 7년이나 감방에 있었으니 아무리 야망이 있다 한들 거의 다 소진되었을 것이고 또 곧 죽을 나이이니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주왕은 희창을 다시 주원으로 돌려보내면 민심을 다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왕이 희창의 아들을 죽인 것으로 인해 제후국들의 두령들이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었다.

희창은 살아서 주원으로 돌아갔다. 그 해 희창은 90살의 고령이었다.

Share this story on

Messenger Pinterest Link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