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립부산대학교 김영재 교수, "중국경제의 성장은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
오늘은 한국 경제학자인 국립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김영재 교수(이하 '김 교수'로 약함)를 모시고 11월에 집중적으로 치러진 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와 제19차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다음은 김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Q1.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렸고, 이어서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19차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모두 APEC과 G20 회원국입니다. 이 두 중요 행사를 지켜보신 김교수님의 소감부터 듣고 싶습니다.
김교수: 반갑습니다. 우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중국중앙방송총국(CMG) 한국어 방송에 인터뷰 초대해 주신 점 감사하다는 인사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더 반가운 것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국이면서 양국 간 민간 외교를 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국제회의 기간에 한∙중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양국 간 경제협력과 문화∙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전된 것은 매우 힘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 두 국제회의를 다른 회 차 때 보다 더 진지하게 지켜보았는데요. 세계무역기구(WTO)체제하에서 다자간 자유무역에 기반을 두고 결성된 APEC과 G20 정상회의의 기본적인 가치가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와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자유무역에 기반한 다자간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G20정상회의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주도로 결성된 협의체로 기존의 선진국 중심의G7그룹과 중국과 인도 그리고 한국 등이 회원국으로 포함되어 특정지역이 아닌 전 지구적 차원의 경제적 협의체이므로 향후 국제경제질서의 변화와 기후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Q2. 방금 잠깐 언급하셨지만 이번 APEC 회의 기간 중∙한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번 정상회담의 시그널 그리고 앞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교수: 트럼프의 미국 차기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국제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개최된 APEC에서의 한중정상회담은 지난 수 년간 위축된 한중경제교류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야기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경제안보의 강조 등으로 한중 간 인적, 물적 교류가 감소되었으나, 글로벌 통상환경이 변화되는 중요한 전환기에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한중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욱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개방정책의 지속적인 확대를 강조하였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함으로써 한∙중 양국이 새로운 관계로 진입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Q3. 부산차이나비즈니스(BCB)포럼 회장, 한국 국립부산대학교 중국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해 오시면서 중국에 대한 연구가 깊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아시아 태평양 및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교수: 중국은 지난 1978년 개혁개방이후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대외교역 등을 적극 활용하여 성공적인 성장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2001년 WTO의 가입으로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면서 경제적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글로벌 공급망의 중추적인 기능을 하였습니다. 이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써 안정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이른바 신경제(New Economy)현상을 초래하여 세계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이끌었습니다.
한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시 중국은 G20협의체의 구성원으로서 글로벌경제의 안정에 기여하였으며, 2010년 G2라는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아닌 세계의 시장으로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국 등 글로벌 경제의 성장엔진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미래에도 글로벌 경제의 주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4. 중∙한 양국 경제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중국 경제의 성장이 한국에 어떤 기회를 의미한다고 보시는지요?
김교수: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은 경제적 보완적 관계를 적극 활용하여 인적, 물적 교류와 협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즉, 산업 간, 산업 내 생산공정에서의 보완관계는 양국의 교역과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하였으나, 중국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 등으로 양국 간 보완관계는 점진적으로 경쟁관계로 바뀌어 양국 간 교역은 크게 위축되었으며,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양국 간 인적, 물적 교류가 더욱 위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경쟁적 관계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이제는 의료와 교육, 금융과 마이스(MICE)산업 등 서비스부문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산업과 업종을 발굴하여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중국경제의 성장은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내년이면 중∙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이 됩니다. 또 중국과 한국 모두 RCEP 협정을 체결한 나라입니다. 이러한 협정들이 중한 양국 나아가서 아∙태 지역의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교수: 한∙중 양국 모두 대외교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경제협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미 앞에서도 언급한 제조업분야와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와 금융, 교육과 마이스(MICE) 등 서비스업종을 발굴하여 협력을 확대 및 강화한다면 한중 양국은 신성장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RCEP은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협의체로 역내 경제교류와 협력이 동아시아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더욱이 중국과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APEC과의 연계 및 한∙중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Q6.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서 중∙한 양국이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가요?
김교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 등을 극복하고, 한∙중 양국의 지속적 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하여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정책 실행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양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미래세대를 위한 소통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중 양국의 청년세대는 상호 이해할 수 있는 수단 혹은 소통채널의 부족으로 오해와 왜곡이 많이 있는 듯합니다. 특히 양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며, 국가차원에서도 청년 세대를 위한 소통수단을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7. 다자 협력체제 하에서 특히 공급망, 디지털 경제, 녹색 개발,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중한 양국 간 협력 가능성 그리고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교수: 한∙중 양국간 상호 신뢰와 존중의 기반위에서 공급망의 재편과 디지털 경제 등 미래첨단산업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은 절실하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에너지 전환과 기후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은 양국의 발전뿐만 아니라 인류전체에게 꼭 필요하므로, 우선 학문적 차원에서 연구 성과가 공유되었으면 합니다. 구체적으로 양국의 대학 간 교류 활성화 및 협력체계의 강화, 나아가 민간기업의 참여를 통하여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경쟁과 협력의 상호 보완적 관계가 구축되길 바랍니다.
Q8.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그동안의 관찰과 연구를 통해 향후 중∙한 관계 발전에 대해 제안하시는 바가 있다면요? 또 앞으로 양국 국민 간의 이해와 우호를 더욱 강화하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김교수: 한국과 중국, 각국이 해결하여야 할 절실한 경제적 과제가 지역균형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수도권지역과 지방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어 수도권은 과밀화, 지방은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상하이(上海), 선전(深川) 등 연안의 대도시와 내륙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과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양국의 지역 간 교류와 협력 활성화를 위하여 가칭)한∙중지역발전센터를 설립하여 양국의 지역 간 실질적인 경제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와 함께 한∙중 우호증진 및 미래발전을 위하여 청년세대를 위한 한∙중문화교류센터를 양국의 지역에 설치하여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기대합니다. 청년세대는 양국의 미래이며 희망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Q9. 부산차이나비즈니스(BCB)포럼은 해마다 중국 기업인 전문가들과 활발한 비즈니스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향후 발전 계획이나 비전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김교수: 한∙중 양국은 과거의 제조업 중심의 교류와 협력에서 서비스분야로, 그리고 현 세대와 함께 미래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측면에서 부산차이나비즈니스(BCB)포럼은 일전에 중국 쑤저우와 간쑤성 란저우 지역 등을 방문하여 지역 간 및 민간 기업 간 상호 협력을 논의하였습니다. 또 한∙중 수교 32주년을 기념하여 "청년 벤처창업 육성 및 대중국 협력 방안"이라는 주제의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한∙중 양국의 청년세대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한∙중 양국의 문화 및 경제적 여건을 이해하기 위하여 BCB포럼은 정기간행물 [흥]을 연4회 발간하며, 연4회 조찬포럼, 연2회 이상 정책세미나를 포함하여 한∙중 기업인 상호교류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한 중국상공회의소와 BCB포럼이 공동으로 교류회를 개최하여 한∙중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11월 중순에는 부산-상하이 자매결연 31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부산-상하이 협력포럼을 개최하여 두 도시간 협력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습니다.
부산에서 유일한 중국 비즈니스 교류 단체인 BCB 포럼이 부산을 중점으로 중국 교류를 하는 데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 내에서 중국 지방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첫 지역이 바로 한국 제1의 해양도시 부산광역시입니다. 내년이면 부산광역시-상하이시 자매결연 32주년인 데 새로운 양 도시 미래 30년을 위한 교류에 BCB 포럼이 동반자로 동행하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재(金榮載/Kim, Young-Jae)프로필
• 경제학 박사
• 한국 국립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부산차이나비즈니스(BCB)포럼 창립자∙회장
[주요경력]
• 제19대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 한국경제통상학회 회장
• 한국 국립부산대학교 중국연구소 소장
• 한국 국립부산대학교 경제통상대학 학장
• 한국거래소 선임연구위원
•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박사
• 한국 국립부산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인터뷰취재/정리: 중국중앙방송총국(CMG)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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