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고스 제도 뿐 아니라 말비나스 제도 주권 담화에도 응해야 마땅하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영국과 모리셔스가 차고스 제도(Chagos Archipelago) 영유권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내년 초 합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이 같은 언급은 차도 영유권 분쟁 해결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차도 영유권 협상을 원하는 이상 지금도 불법 점거 중인 말비나스 제도(Falkland Islands)를 잊지 말고 이와 관련해 아르헨티나와 협상해야 할 것이다.
영국은 해외 식민지가 가장 많은 유럽 열강이었고, 역사적 시기별로 전 세계 국가의 거의 90%를 침략했다. 차고스 제도, 말비나스 제도의 영유권 문제는 영국이 식민시대에 진 빚으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식민지 원죄를 견증한 것이다.
인도양 중부에 위치한 차도는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의 영토였다. 영국은 1965년 모리셔스의 독립이라는 부가조건으로 차도를 분할해 '인도양 영국 영지'로 만들고 적기 반환을 약속했다. 1968년 모리셔스가 독립을 쟁취한 뒤 영국 측에 차도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영국은 이를 미룰 뿐 아니라 각종 수단을 동원해 군도의 원주민들을 추방하고 미군의 섬 군사기지 건설을 지원했다.
오늘날 차도의 역사적 경위가 뚜렷하고 모리셔스의 정당한 요구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영국의 차도 영유권 협상 의사를 밝힌 것은 국제사회의 압력에 힘입은 바 크며, 이는 현재 영국의 실력과 글로벌 영향력의 저하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영국 내 갈등이 격화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어떤 동기에서든 영국은 식민주의의 빚을 갚아야 한다. 영국이 모리셔스와의 협상을 선언하자 아르헨티나는 영국에 마도 영유권 문제 협상 재개를 재차 요구했다.
차도 문제와 마찬가지로 마도 문제 역시 영국 식민지 시대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영국이 모리셔스와 차도 영유권 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힌 것은 유엔 결의의 일정 부분 이행을 의미하며, 국제사회의 반식민주의가 이룩한 진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오늘날까지 전 세계 17개의 식민지 통치가 아닌 비자치 영토 중 10개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다. 영국은 모리셔스와 협상해 차도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아르헨티나의 협상 요구에 적극 응해 하루속히 마도를 돌려줘야 할 것이다. 21세기인 지금 식민주의와 패권주의의 설 자리는 사라졌다. 영국은 수년동안 미뤄고 미뤄왔던 식민지의 빚을 한 번에 갚을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