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강태공 편-제3회:결전
3. 결전
하늘이 누구를 멸하고자 하면 먼저 누구를 미치게 한다는 말이 있다. 무도한 주왕은 더욱 이성을 잃고 충신을 산채로 불에 집어 넣고 뱀이 궁녀를 삼키게 하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주왕의 이름만 나와도 사람들은 치를 떨었고 신도 그의 만행에 분노했다.
주무왕이보위에오른지11년이되는해주왕은충성심하나로직언하던숙부비간(比干)의심장을도려내고미친체하고은둔해있던숙부기자(箕子)를노예로유폐하는인륜에어긋나는짓을저질렀다.주왕의형인미자(微子)는사단이날까두려워상나라를탈출했고태사문중(聞仲)은산중에서죽었으며태자자(疵)와소사(少師)강(强)은주무왕을찾아갔다…대중이반대하고추종자들이떠나며상나라내부가와해되기시작했다.
이와동시에동이(東夷)의여러부락이난을일으켜주왕은대군을동이에보냈다.이렇게주왕이안팎으로곤경에빠져있을무렵에무왕이강태공에게물었다.
“상 나라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무너지는 작금에 우리가 주왕을 토벌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이천명(天命)을내리는데받지않으면오히려하늘이질책할것이며,때가되었는데도아무것도하지않으면오히려화를부르게될것입니다.”
강태공의 말을 듣자 무왕은 지금이 바로 주왕을 토벌할 때라고 판단하고 즉시 모든 동맹국들을 불러 무도한 주왕 토벌을 호소했다. 그리고 강태공이 4만 5천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동맹국의 군대와 연합해 상 나라의 도읍인 조가로 출병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 때 서로 군주의 지위를 양보하다 주 나라에 온 두 현인이 나섰다. 백이가 말했다.
“신하가군주를대신하는것이충효(忠孝)이고폭력으로폭력에대응하는것이인의(仁義)라고생각하십니까?상나라를토벌하지말아야합니다!당신들에게는그럴권리가없습니다.상왕이무도하면하늘이그를벌하게해야할것입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사리분별을 모르는 백이의 목을 베러 하자 강태공이 말렸다.
“이들은 의인이니라. 다치게 하지 말거라.”
그리고 강태공은 말에서 내려 백이와 숙제를 부축해서 비켜서게 해서 군사의 앞길을 막지 못하게 했다. 또 주공 단은 주 나라 군사가 백이와 숙제를 상 나라 관원으로 알고 죽일 것을 염려해 “백이와 숙제는 주 나라 관원”임을 증명하는 글을 써서 백이에게 주었다.
백이와숙제는멀어져가는주나라군사를보고더는주나라관원으로살지않기로작심하고수양산(首陽山)으로들어갔다.주나라가상나라를멸한후에도두형제는산중에서음식을거부하여아사했다.물론이는뒷이야기이다.
한편,주나라군사가사수(汜水)의우두령(牛頭嶺)에이르렀는데산바람이불고천둥이치며군기가부러지고북이훼손되었다.그바람에사람들이놀라서두려움에떨며앞으로나아가지못하고퇴각을요구했다.그러자강태공이높은소리로말했다.
“상왕은 무도하기 짝이 없다. 필간을 능지처참하고 기자를 구금했다. 자신의 숙부에게도 그러할진대 어찌 백성을 사람으로 대접하겠느냐? 이런 상왕이 천자에 어울린단 말이냐? 이런 상왕을 토벌하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 바람과 천둥이 무슨 대수란 말이냐?”
말을 마친 강태공은 힘 있게 북을 울리고 자신이 앞장 서서 기세 높은 북소리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 배에 올라 강을 건넜고 무왕이 군사를 이끌고 그 뒤를 따랐다.
2월,무왕은대군과4천의병거를거느리고주왕의17만대군과결전을벌이고자조가의외곽에위치한목야(牧野)에진을쳤다.다수의군대를동이에보낸주왕은무왕의토벌소식을듣자감옥에갇혀있던죄인과도망쳤다가잡힌노예를선두부대로해서17만명의대군을형성했던것이다.
목야의 넓은 벌판에서 무왕이 장엄한 선서대회를 가졌다. 늠름한 자태를 자랑하는 강태공이 병거에 올라서서 높은 목소리로 주왕의 10가지 죄목을 하나씩 밝혔다.
“첫번째죄는주색에빠져하늘을공경하지않고패륜을저지름이전무후무한것이며,두번째죄는참언을듣고왕후를살해하고요상한비를왕후로세워윤리에어긋난것이며,세번째죄는나라의근본을버리고태자에죽음을내림으로종묘를잊고사직을버린것이며,네번째죄는혹형을일삼고충신을살해하며신하를버린것이며,다섯번째죄는제후를속여살해함으로신뢰를잃고모두가떠나게한것이며,여섯번째죄는형법을과도하게사용하고포락(炮烙)지형과채분(虿盆)지형을만들어내서전대미문의참상을빚은것이며,일곱번째죄는백성들의피고름으로주지(酒池)와육림(肉林)을만들고녹대(鹿臺)를쌓은것이며,여덟번째죄는백성의주인으로신하의아내를욕되게하고삼강(三綱)과염치를버린것이며,아홉번째죄는잔인하게사람을죽이고생명을유린하는것을놀이로삼은것이며,열번째죄는무절제한잔치와놀이에빠져주야로음란함을즐기며백성의생명을무시한것이다.”
강태공은 주왕의 죄목을 조목조목 말한 다음 주왕을 토벌하는 것은 하늘을 대신한 것이라고 성명했다. 그리고 이어 전쟁의 법칙과 규율을 선포하고 몸소 백 명의 용사를 거느리고 앞장서서 군대를 지휘해 쏜살같이 돌격했으며 적개심에 불탄 병사들도 더 없는 용맹함으로 전쟁에 임했다.
강태공이 성토한 주왕의 10가지 죄목을 들은 주왕의 선두부대는 삽시간에 전의를 상실했고 주 나라 군대가 돌격해오자 다 같이 창부리를 돌려 상 나라의 후속부대를 겨누고 주 나라 군대에 길을 내주었다. 전쟁의 상황이 급변하는 것을 본 주왕은 황급히 근위병을 지휘해 반군과 혼전을 벌였다. 그 기회에 강태공은 주 나라 군대를 지휘해 반군에 일조했고 반군의 대열에 들어서는 상 나라 군대의 수가 점점 더 많아져 주왕의 군사는 대패했으며 주왕은 근위병 몇 사람만 데리고 성안으로 도주했다.
반군이 된 상 나라 군대들이 주 나라 군대를 이끌고 밀물처럼 왕궁으로 쳐들어가 주왕을 생포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때 주왕은 녹대에 불을 지르고 그 불 속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단 한 번의 목야의 전투로 주 나라는 성공적으로 상 나라를 멸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