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강태공 편-2, 연습
2. 연습
주문왕희창은큰뜻을펴지못한채세상을떠났다.주문왕의뒤를이은주무왕(周武王)은부친의뜻을받들어강태공을국사(國師)로모시고상부(尙父)라고불렀다.강태공은주무왕을보좌해서상나라에대항하는행보를계속했다.강태공이말했다.
“우리의주나라는국토가상나라보다넓으며상나라의제후국들도다수가상나라로부터마음이떠나있습니다.그리고동쪽의각부락들은더욱상왕을배반하고있으니우리는한번더동진해서조가(朝歌)와더욱가까운곳으로도읍을옮겨한걸음한걸음씩상나라멸망의대업을이뤄가야할것입니다.”
상부의 말이라면 무조건 다 듣는 무왕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상부께서는 새 도읍을 어디로 하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풍수(沣水)의동쪽에두기로합시다.”
그리고주나라의새도읍인호경(鎬京)이무왕의네번째동생인주공단(周公旦)의감독하에건설되어태산의무게로상나라의도읍인조가를압박했다.
호경으로천도한후강태공은무왕에게“군주는늘현인을천거하고,관리는늘현인을등용하며,선비는늘현인을존경해야한다”는‘삼상(三常)’이념을불어넣었다.이이념에의하면군주가나라를잘다스리려면반드시현인을중심으로인재를발견하고등용해야했다.그렇게되면군주는현인의재능을빌어위대한사업을이룰수있다는것이었다.강태공의이이념으로주나라에서4명의현명한군주가났다.
무왕이 한 번은 상부에게 이렇게 가르침을 구했다.
“저는 형벌은 가볍게 하고 위엄을 세우며, 상은 적게 주고 선행을 권고하며, 명령은 적게 내리고 백성을 교화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 세 가지를 잘 할 수 있겠습니까?”
강태공이 대답했다.
“만약 한 사람을 죽여서 천 명이 두려워하고, 두 사람을 죽여서 만 명이 두려워하며, 세 사람을 죽여서 삼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면 죽여야 합니다. 만약 한 사람에게 상을 내려서 천 명이 즐거워하고 두 명에게 상을 내려서 만 명이 즐거워하며, 세 사람에게 상을 내려서 삼군의 병사가 모두 즐거워한다면 상을 내려야 합니다. 만약 한 사람에게 명령을 내려서 천 명이 따른다면 명령을 내리십시오. 만약 세 사람을 가르쳐서 삼군 병사가 모두 바르게 된다면 가르치십시오.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만 명을 경계하고 한 사람에게 내린 상으로 만 명을 격려하는 것이 바로 현명한 군주가 위망을 세우는 것입니다.”
무왕은 강태공의 말에서 느낀 바가 많아서 상벌에 신중했으며 주 나라의 국정은 날 따라 맑아졌다.
무왕이 보위에 올라 9년이 지난 어느 날 강태공이 무왕에게 말했다.
“상왕토벌연습(演習)을할때가되었습니다.장소는황하(黃河)남쪽기슭의맹진(孟津)으로합시다.내가한때맹진에서술을판적이있어서그곳의천문과지리에익숙합니다.맹진은조가에큰위협이될수도있고철수에도편리한곳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이번 연습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상왕에게 경고하는 격이 되지 않겠습니까? ”
“맹진의회맹(會盟)을통해민심의향배를알수있습니다.어떤제후국들이우리를지지하는지도알수있습니다.또우리의군사력을보여줘서더많은제후국들의지지를이끌어낼수있습니다.이제우리는상왕을두려워할필요가없고이번회맹을통해상왕토벌의깃발을걸면상왕에게경고하는역할도할수있습니다!”
당시의제후국들은규모가아주작아서상나라에만해도1800여개의제후국이있었다.강태공이주나라군사를이끌고호호탕탕하게맹진에이르자집합한제후국의숫자는8백여개에달했다.강태공은왼손에황월(黃鉞)을,오른손에는백모(白旄)를들고뱃머리에서서명령을내렸다.
“배를 몰아 맞은 켠 언덕에 댄다. 명령을 어긴 자는 목을 벤다!”
장병들은 군가를 높이 부르며 앞다투어 노를 저었다. 순간 강면에는 튕기는 물보라만 보이고 배는 쏜살같이 맞은 켠 언덕을 향해 나아갔다. 배가 언덕에 닿자 강태공은 또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뱃머리를 돌려 남쪽 언덕으로 돌아가라!”
병사들은누구하나이유도묻지않고또그명령을따라뱃머리를돌려남쪽으로향했다.군사연습이끝난후무왕은선서식을가졌고강태공이몸소주왕을성토하는격문(檄文)을읽었다.후에사람들은이회맹을‘맹진의서약’혹은‘맹진관병(孟津觀兵)’이라불렀다.
제후들은 뜻을 하나로 모은 위풍당당한 주 나라 군대의 기세에 놀랐고 연습을 보러 온 각 나라 장병들도 그 기세에 힘입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상왕이무도하니은상(殷商)을토벌하자!”
하지만 강태공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상 나라가 외적으로 무너지고 있지만 내적으로 아직 와해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이번의 군사연습과 회맹, 선서 모두 아주 성공적입니다. 여러 제후들은 일단 각자 나라로 돌아가서 때를 기다리기 바랍니다. 이제 때가 되면 우리 마음과 힘을 합쳐 포악한 상 나라 주왕을 일거에 뒤엎읍시다.”
제후들은 강태공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겨 군사들을 거느리고 각자 제후국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