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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본부 최헌규 본부장,"중국 경제와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춰 중국 시장 전략을 부단히 가다듬고 쇄신해야"

cri2024-08-08 11:15:26

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본부 최헌규 본부장

중국의 향후 5년간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이하 '3중전회')가 지난15일부터18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진일보한 전면적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방점을 두고 구체적인 조치를 담은 "결정"을 제출했습니다. 오늘은 관련 화제들을 둘러싸고 중국전문기자이신 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본부의 최헌규 본부장님(이하 '최본부장')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1.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지난 7월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열린 중국의 3중전회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올해로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은 이번 3중전회에서 진일보한 전면적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방점을 두었는데요, 중국전문기자이신 최본부장님은 이번 3중전회가 각별히 주목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그리고 3중전회를 지켜보신 소감도 궁금합니다.

최본부장: 네. 중국 공산당의 매기 3중전회는 개혁 심화와 주요 정책과제를 다루는 회의로 알고 있습니다. 제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과 관련한 사회주의현대화 건설에 관한 결정이 나온 것이 대표적이죠. 중국은 현재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해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을 향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2035년 사회주의현대화 기본실현, 2050년 사회의 현대화 강국 도약이 그 목표라고 합니다.

이번 중국 공산당 제20기 3중전회는 이런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상에 있어 부딪히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아젠다와 그에 따른 행동 방안 등을 논의하고 결정한 회의였다고 봅니다. 중국공산당은 100년 이래 없던 세계사적 대 변국속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이라는 과업을 차질없이 수행해나가야한다고 보고, 이번 3중전회에서 큰 방향을 재확인하고 개혁적인 세부 실천 과제를 제시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2021년 중국 공산당 창당100주년 행사를 중국 현지 현장에서 취재했고, 2022년 제20차 당대회도 베이징 인민대회당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특히 제20 차 당대회때는 '중국식 현대화'라는 개념이 강조됐는데, 저는 외국 기자로서 이번 3중전회에서도 이 용어가 회의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중국식 현대화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서구사회가 주도해온 인류사의 발전 모델과 차별화되는 중국 독자의 발전 방식입니다. 자본 중심의 서방식 발전 전략이 아닌 인민 중심의 경제 사회발전 노선이라고 봅니다.

이번 3중전회를 지켜보면서 14억명 인구의 중국이 이 같은 현대화 노선을 통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관리해 나가고 사회주의 본질인 공동부유도 실현해 나가려고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신품질 생산력이라는 개념이 2024년 양회에 이어 부각된 점도 주목됩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신품질 생산력은 2023년말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창한 신성장 로드맵으로 첨단 기술과 고효율 고품질 위주로 혁신 주도의 선진 생산력을 추구하는 국가발전의 혁신 개조 전략인 것 같습니다. 또한 기술 자립 자강을 실현해 서방 국가의 공급망 봉쇄를 돌파하고 역시 2050년 국가 목표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실현한다는 국가전략으로 보여집니다.

Q2. 중국의 개혁 개방은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게 한 중요한 열쇠입니다. 특히 2013년 이래로 중국은 전면적인 개혁 심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경제, 과학 기술, 문화, 사회, 생태 등 각 분야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큰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최본부장님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 현지에서 유학과 특파원 생활을 해오셨는데요, 그 동안 중국을 피부로 느끼신 점들을 꼽아주신다면요. 또 이번 3중전회에서 통과된 "결정"이 향후 중국 자국,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시는 지요?

최본부장: 네. 저는 2004년부터 2005년에 베이징대학 진수생 과정을 공부했고, 2005년부터 2009년, 2019년에서 2023년까지 중국 현지에서 각각 한국의 헤럴드경제와 뉴스핌통신사 상주 기자(한국어, 특파원)를 지냈습니다. 중국 관련 보도 업무에 종사하면서 인상이 깊었던 것은 사회주의의 나라 중국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 있어 비교적 합리적이며 경쟁력이 있고 대단히 효율적인 체제라는 점이었습니다.

중국은 정책을 개발하고 입안할 때 14억명 인민의 이익과 국가 이익을 최 우선시한다고 봅니다. 일부 서방 국가의 경우 전기차와 같은 신 산업, 대형 국토개발 사업, 핀테크나 공유경제 등 나라의 주요 정책이 이익단체와 일부 대기업 자본, 또는 권력을 가진 소수 이해당사자의 농간에 좌우되는 사례가 많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 주요 정책은 국가 및 전체 인민의 이익, 전체 사회의 공동의 선에 기반하여 신중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입안되며 이렇게 결정된 정책들은 장기간에 걸쳐 국가적 낭비 없이 일사분란 하게 추진이 됩니다.

중국은 1978년 체제 개혁과 대외 개방을 추진하고 나선 이래 대체로 흔들림 없는 개혁 개방 기조를 유지해왔습니다. 당시 서방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회주의 국유체제 개혁이 불가능하고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이를 통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이 좌초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지만 모두 빗나갔죠. 그러나 중국은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의 비전에 따라 2020년 의식주가 비교적 넉넉한 수준인 소강사회를 실현했습니다. 개혁개방 40여년만에 중국의 8억명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났고 약 4억명은 중등 수입계층에 진입도 했고요.

저는 뉴스핌통신사 베이징 상주기자(특파원)로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장자커우(北京張家口) 동계올림픽을 모두 베이징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특히 2008년 하계 올림픽은 중국이 30년 개혁개방의 눈부신 경제 발전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대회였다는 점에서 인상깊었습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치른 이후 경제규모에서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을 차례로 제치며 G2 대국, 즉 세계 2대 경제 체제로 올라섰습니다.

제가 두번째로 베이징 특파원으로 파견됐던 2019년 이후는 미국의 무역제재와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중국이 안팎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했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코로나 기간 근 4년을 중국서 기자로 일하면서 중국의 기술 굴기는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가 맹렬했던 바로 이 시기에 한층 가속화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국은 바로 이 기간에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상용 항공기를 제작했고, 유럽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던 크루즈선까지 성공리에 자체 제작해 냈습니다. 한국 기자로서 저는 중국의 이런 기술 굴기와 국가적 도약을 이유 없이 찬양하기보다는 한국사회가 이웃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한국 네티즌들에게 가급적 중국의 경제와 산업 사회 변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리려고 노력해왔습니다.

Q3. 올해 상반기 중국의 GDP는 61조6836억 위안으로 불변가격으로 계산할 때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생산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었으며 새로운 모멘텀이 빠르게 성장하는 등 중국 경제의 회복세에 대해 "중국이 계속 세계 최고의 성장 전망을 제공하고, 다국적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국제사회는 평가하고 있는데요. 최본부장님은 올해 하반기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본부장: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국내 수요가 생각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중국 경제의 딜레마입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주민들의 소득이 줄어든 데다 2, 3선 지방 도시의 집값 하락 등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와 공급망 봉쇄 압박도 중국 경제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봅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수요 부진을 반영하듯 최근 구이저우 마오타이(贵州茅台) 같은 고가의 백주와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았던 유럽의 럭셔리 명품 브랜드 중국 판매가 대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내수와 투자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과 기업 설비 투자 역시 경제 앞날의 불확실성 때문에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대규모 양적완화를 내세운 전면적인 경기 부양에는 신중한 입장이죠. 왜냐하면, 대대적 경기 부양이 자칫 선진 구조로 경제 성장방식을 재편하는 작업을 해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장기 플랜으로서 성장 구조 재편이라는 목표를 위해 대규모 부양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바람직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으면서도 경제를 소프트 랜딩 시키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네. 중국은 올해 1분기에 5.3%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분기에는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한 4.7%에 그쳤지만 상반기 전체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올해 연초 열린 3월 양회(两会)에서 제시한 경제 성장 목표치 5% 내외에 부합하는 수치입니다.

제가 오랜 중국경제 취재 경험과 중국의 여러 분석자료에 근거해 볼 때2024년에도 정부가 제시한 목표(5% 내외) 범위 내의 연간 성장률을 달성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도 강인한 내성을 보이며 주요 경제국가중 가장 양호한 성적표를 보였었거든요.

현재, 서방 일부 전문가들은 차이나피크론을 제기하며 출산인구 감소와 노령화,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외국자본의 이탈 등이 중국 쇠퇴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중국이 40여년 개혁개방 과정에서 중간 중간 다소의 부침은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성장세가 지속됐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중국 투자에 확신을 표시하고 스타벅스 같은 음료기업도 중국내 매장을 2025년까지 9000개 점으로 늘릴 것이라고 비전을 밝히고 있습니다. 2023년의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했다고 하지만 독일 등은 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습니다.

언젠가 중국삼성 책임자는 저에게 “여러가지 상황이 엄중했음에도 2018년~2022년 삼성의 중국 투자가 약 207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이 금액은 한중수교 30년 동안 삼성 전체 대중국 투자액의 40%에 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상당수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이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는 사실에 대해 크게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중국 시장 및 소비자 요구에 맞는 상품이나 중국기업과 상생을 도모할 기술이나 자본이 부족한 점입니다.

중국의 무역 투자 등 비즈니스 환경은 변화무쌍합니다. 저는 한국 기업들도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중국 경제와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춰 브랜드와 제품 대응에 있어 중국 시장 전략을 부단히 가다듬고 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4. 최근 중국은 외국인들의 중국 방문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조치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비자 면제 국가 및 지역의 지속적인 확대에서부터 입국 수속 최적화, 그리고 편리한 모바일 지불 등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학습 및 관광에 더욱 많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본부장님은 중국 현지에서 머무시면서 어떤 지역들을 돌아보셨는 지요?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있으시다면요?

최본부장: 네. 제가 평소에 중국의 문화와 여행을 이야기로 몇 날 밤을 새라고 해도 끝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중국은 지난 5천년 유구한 역사 전통을 지닌 나라로서 문화 유적이 차고 넘치도록 풍부한 나라입니다. 저는 역사책에서 배운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에 대해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1992년 8월 17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도 체결하기 전 저는 전세기를 타고 텐진을 통해 중국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당시 베이징의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둘러보며 큰 감명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저는 수없이 중국을 여행하고 취재하고 중국측 초청 방문에 응하면서 2008년 무렵에는 31개 성시를 모두 다녀봤고, 웬만큼 유명하다고 하는 유적지 절반은 구경한 것 같습니다. 중국 여러 지역을 많이 다니다 보니 점차 저의 관심은 도시나 유명 문화 유적지 보다는 산간 농촌이나 개발이 느린 중서부 지역과 그곳 주민들의 삶으로 옮겨졌습니다.

어느 해는 간쑤성 민친현의 외진 사막 마을 중국 친구집에서 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곳 마을은 설날 새벽 집밖 공터에 짚단으로 불을 지핀 뒤 그 불을 뛰어넘는 풍습이 독특했습니다. 그 친구는 사막 한가운데로 저를 데리고 나가 사막화 진행 상황을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하자치구의 수도 인촨 공항에 내린 뒤 택시를 빌려 타고 7시간 정도 외곽 지역 농촌을 찾아가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며 한 여름 밤을 보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또한 장시성의 우위안이라는 아름다운 농촌을 2007년과 2023년 두 번에 걸쳐 방문했는데 이 마을은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세 번 네 번 계속해서 찾고 싶을 정도로 정말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곳으로 꼽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농촌과 미 개발 서부 내륙의 산간 지역은 그 자체로서 소중한 생태 환경 관광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 보존된 자연 생태 환경은 중국 번영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과 풍부한 문화유적지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의 무궁무진한 자연 생태 환경자원이 가장 부럽습니다.

중국 도심을 벗어나 산간 농촌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 녹수청산금산인산(绿水青山

金山银山) 간판이 눈에 띄는데요. 자연 생태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뜻하는 말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훈시에서 나온 말이라고 언제가 중국 저장성 출장 중 현지 사회과학원 중국 친구가 알려줬습니다. 제가 많이 다녀 본 지역 중 장시성 우위안과 쓰촨성의 아바장족창족자치구 일대, 티벳의 고원지대 마을, 열대지역인 하이난성 우즈산, 장강 크루즈 유람, 원시상태의 베이징 장성(野長城), 한겨울에 찾았던 영하 40도의 헤이룽장 헤어허 마을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장입니다.

Q5. 최본부장님은 한국의 대학원에서 중국학을, 또 중국의 베이징 대학(北京大 学)경제학원에서 연수와 특파원까지 10년 가까이 중국 현지에서 활약하셨고, 귀국해서는 현재 언론사에서 중국본부장으로 계시며 통섭형 중국전문기자라는 평을 받는 것으로 들었어요. 또 올해는 중국에 관한 저서 ‘10년 후의 중국! 차이나키워드’와 ‘30년을 넘어: 한중 민간교류와 탐색’을 발간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책을 펴내신 계기 그리고 주요 내용을 언급해 주신다면요?

최본부장: 저는 2019년 10월에 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지국장으로 파견돼 두 번 째 중국 상주 기자로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12월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제가 2023년 상반기에 귀국하기전까지 상당기간 국제 항공편이 거의 막히다 시피했습니다. 국가간 항공길이 막히다 보니 인적 교류가 뚝 끊기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섬처럼 고립됐습니다.

당시 한국에 전해지는 중국 관련 보도는 코로나 감염자수 통계를 비롯해 지역 봉쇄와 격리 등 엄격한 코로나 통제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죠. 이러한 사정이었다보니 코로나 통제 때문에 중국의 전 도시와 마을이 폐쇄돼 모든 주민이 꼼짝 달싹 못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당시 중국 국내 도시간 이동은 코로나 확산 정도에 따라 엄격히 제한되기도 했고 다시 풀리기도 했습니다. 현장 다니기를 좋아하는 저는 코로나 이동 제한이 풀리기만 하면 베이징을 벗어나 중국의 지방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현지의 경제 사회 발전상을 보고 듣고 기록했습니다.

그중, 중국 기술 굴기의 현장을 살펴보려고 광둥성 선전과 화웨이 반텐기지와 동관 R&D기지를 해마다 방문했습니다. 화웨이는 R&D투자 규모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기술기업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화웨이는 자체 경쟁력인 5G 첨단 통신 기술을 전통 산업에 접목시키는 일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는데 고속 성장하는 이 분야에서 우리 한국 기업들도 화웨이와 협력할 여지가 큰 것 같았습니다.

2020년 1월에는 푸젠성 샤먼으로 가서 여객선으로 대만 땅 금문도로 넘어간 뒤 금문도에서 다시 소형 쌍발기를 이용해 타이베이로 들어가 당시 대만 총통 선거를 취재한 기억도 새롭습니다. 2021년에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획 취재차 상하이 1차 당대회 유적지 부터 대장정 루트인 장시성 루이진 징강산 난창, 구이저우성 준이회의 유적지, 쓰촨성 아바자치구, 산시성 옌안 등을 탐방했고 허베이성 시바이포, 베이징 샹산 등 신중국 건국 전야 베이징 진군 루트도 돌아봤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적 왕래가 두절이 되다 보니 한국 사회가 중국 현실을 들여다볼 기회도 많이 제한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기간 3년동안 한국의 국제 뉴스는 영어권 서방 매체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서방 매체들의 시각으로 중국 현상에 대한 뉴스들이 사실과 다소 동떨어지게 보도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조회수에 급급한 유튜브는 이런 서방 매체의 왜곡된 중국 뉴스를 퍼다가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안보면 멀어진다’는 속담처럼 왕래가 없는 동안 이런 가짜뉴스들이 활개를 치고 이는 일정정도 한국사회에 반중 정서를 확산시켰다고 봅니다.

이런 이유로 한∙중간에 괜한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고, 양국 국민 감정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기자의 뇌리를 스쳤습니다. 뉴스핌 통신사 특파원으로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국 각지를 탐방하고 취재하면서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낀 중국의 변화상과 현실을 제대로 한국 사회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귀국한 뒤인 2024년 ‘10년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를 집필, 출간을 하게 됐고요, 또 한국중국상회와 협력하여 한중우호 서적인 '30년을 넘어, 한중 민간교류와 탐색'을 출간했습니다.

Q6. 매년 8월은 '중∙한 수교의 달'이 된 지 어느덧 32년째입니다. 중∙한 양국간 미래 30년을 향한 도전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또 더 나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서 언론인을 비롯한 각자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최본부장: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저는 한중수교 일주일 전인 1992년 8월 17일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한중 수교 당일인 8월 24일 텐진 공항에서 항공편으로 귀국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32년 전 보았던 중국의 모습은 흔적 하나 남지 않고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중국은 천지개벽의 탈바꿈을 했습니다.

해체될 듯 낡은 봉고차로 4시간 걸렸던 텐진과 베이징 사이에는 한시간이면 닿는 고속철이 들어섰고, 광목 천과 물 실크 나이론 소재가 일색이었던 중국 사람들의 패션은 지금 서울 거리 행인들의 차림새와 별 차이가 없이 바뀌었습니다.

당시 지린성의 어느 대형 석유화학 공장을 방문했는데 그곳 책임자는 저에게 자금 규모는 상관없고 플라스틱 그릇을 만드는 기업도 괜찮으니 한국에 가서 투자 기업을 물색해달라고 통사정을 했었습니다. 당시 얼마나 외자(달러) 도입이 다급했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중수교 30년이 넘은 지금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세계 1,2위를 다투고 나라가 됐습니다. 중국은 이제 자본이 넘칠 뿐만 아니라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중입니다. 2024년 초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략적 핵심 기술에서도 중국이 이미 한국과 일본을 따돌리고 미국을 추격하는 나라가 됐다고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한중 양국 기업들은 경제 환경이 일변하고 글로벌 정세가 엄혹한 시기 새로운 차원에서 공동 번영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중 경제지형이 상호보완에서 경쟁적 관계로 바뀌었지만 한국에게 중국은 여전히 매력 있는 비즈니스 상대국이고 한국의 핵심 소재와 기술은 중국 기업들에게 계속해서 필요한 협력 대상입니다.

저는 한국기업들에게 만약 중국 시장 진출이나 중국 파트너와의 협력을 꿈꾼다면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 의약 AI 로봇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명함을 내밀만한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밖에 한국은 반도체 핵심 기술 부품이나 글로벌 공급망 분야에 있어 여전히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한국과 중국 두나라는 비록 언론 환경이 다르지만 어느 매체든지간에 상호간 불신을 해소하고 변화와 현실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공동 번영을 위한 교류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리포터: 오늘 여러 모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최본부장: 인터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헌규(崔憲圭•Choi Heon Kuy)프로필

• 현) 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본부 본부장

[주요경력]

• 한국 뉴스핌통신사 베이징 특파원 겸 중국지국장

• 한국 뉴스핌통신사 중국본부 중국전문기자

• 헤럴드경제 베이징 특파원

[학력]

• 한국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학사

• 한국 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학 석사

•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学) 진수생 연수

[주요저서]

• 10년 후 중국! 차이나키워드

• 30년을 넘어: 한중 민간교류와 탐색

• 중국을 움직이는 동력! 차이나키워드

• 베이징특파원이 본 중국경제(공저, 2010) 등 다수

인터뷰/정리: CMG한국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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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17:12:18

[시진핑을 만나다] 그는 중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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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15: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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