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불정(擧棋不定)
◎글자풀이:들거
◎뜻풀이: ①바둑돌을 손에 쥔 채로 두지 못하다. ②주저하며 결정짓지 못하다.
◎출처:춘추•로(春秋•魯)좌구명(左丘明)『좌전•양공25년(左傳•襄公二十五년)』
◎유래:기원전575년에위헌공(衛獻公)이국군으로되었다.그가다스리는위나라는백성들의원성이하늘에사무치고왕의통치는붕괴직전까지갔다.이에조정의대신인녕회자(寧會子)와손문자(孫文子)가이렇게두고보다가는위나라가망할것임이틀림없다고생각했다.이들은위헌공을외국으로추방시켜국내의모순을완화한후새로운왕을추대해조정의기강을다시잡았다.
어느덧12년세월이흘렀다.이해녕회자는중병에걸렸다.와병중에녕회자는위헌공을축출했던과거를돌이켜보며후회를금치못했고이런불명예스러운일이자신의명예에영향을줄것으로생각했다.그는임종시에아들녕도자(寧悼子)에게이렇게당부했다.“12년전나는대신들을이끌고위헌공을이나라에서축출했다.내가죽은후너는방법을대서위헌공을다시나라에모셔와신하의몸으로왕을쫓아낸나의잘못을조금이나마뉘우칠수있도록하라.”
녕도자는 눈물을 머금고 부친의 부탁을 받아 들였고 꼭 그렇게 하리라 굳게 다짐했다.
녕도자가 부친의 유훈을 받들어 헌공을 모셔와 국군으로 추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은 위헌공은 즉시 측근을 위나라에 파견해 이런 전갈을 보냈다. “내가 위나라에 가서 왕으로 된다면 꼭 어진 정치를 베풀고 과거의 잘못을 묻지 않을 것이다. 또 조정의 일을 전혀 묻지 않을 것이고 모든 일은 녕도자 자네가 결정하도록 맡길 것이며 나는 명목상의 왕으로만 있을 것이다.”
이에녕도자가조정대신들에게위헌공을귀국시켜왕으로옹립하자고제안하니대신들은너도나도이를반대해나섰다.대신숙의(叔儀)가이렇게말했다.
“국왕에 대한 여러 공들의 마음가짐이 너무 가벼운 것 같아 마치 바둑 한판을 두는 일보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소이다. 잘 아시다 싶이 바둑을 둘 때 바둑돌을 들고 어디에 둘지 몰라 주저한다면 이는 필시 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불정) 국군의 옹립과 폐위 역시 이러합니다. 오늘 그를 왕위에서 쫓아내고 내일 다시 모셔 온다면 이는 아이들 장난과도 같은 것이며 이는 멸족의 화를 불러오는 일입니다.”
그러나 녕도자가 고집을 부려 얼마후 헌공을 모셔왔다. 후에 생긴 일은 숙의가 말하던 대로였다. 위헌공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녕도자의 온 가족을 죽여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