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기장산하(氣壯山河)

criPublished: 2023-07-20 17:29:11
Share
Share this with Close
Messenger Pinterest LinkedIn

◎글자풀이: 기운 기(氣qì), 씩씩할 장(壯zhuàng), 메 산(山shān), 물 이름 하(河hé).

◎뜻풀이: 높은 산, 큰 강처럼 기세가 웅장하다.

◎출처: 송(宋) 육유(陸游) 저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

◎유래: 남송(南宋)의 대신 조정(趙鼎)은 21살에 진사(進士)에 급제하면서 재상 오민(吳敏)의 눈에 들었고 후에는 개봉(開封)에서 임직하게 되었다. 기원 1125년 겨울 금(金)나라가 북송을 공격하니 그 다음해 가을 태원(太原)이 함락되었다. 이를 전해들은 송흠종(宋欽宗)이 경황실색하여 조정의 중신들을 모아 대책을 의논하게 되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일부 대신들이 금나라에 땅을 떼어주고 강화를 맺자고 주장했으나 조정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면서 말했다. “조상들이 물려준 국토를 어찌 다른 사람에게 바친단 말인가? 폐하께서는 이런 의견을 가납하셔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러나 금나라의 세를 두려워한 송흠종이 황하(黃河)이북의 땅을 내어 놓으라는 금나라의 요구를 들어주었으나 금군은 계속 남하했고 신속하게 개봉성밖에 이르렀다. 송흠종은 금나라 군대가 공격도 하기전에 직접 금나라 군영에 가서 투항을 청했다. 금나라 장군이 흠종을 붙잡아 놓고 부하들에게 성에 들어가 마음대로 약탈하도록 명했다. 이어 흠종과 그의 아버지인 휘종(徽宗)을 포로로 잡고 남송에서 약탈한 대량의 금은보화들을 싣고 금나라로 돌아갔다. 이로써 북송왕조가 멸망하게 되었다.

흠종의 동생인 강왕(康王) 조구(趙構)가 남경(南京 지금의 하북성 상구시)에서 남송(南宋)왕조를 세웠는데 역사에서는 송고종(宋高宗)라 부른다. 금나라의 끊임없는 진공속에서 재상 진회(秦檜)가 틈만 있으면 고종에게 금나라와 강화를 맺을 것을 권했으나 조정이 이를 반대했다. 하여 진회는 고종의 면전에서 조정을 헐뜯었고 이를 믿은 고종은 조정의 관직을 강등해 지방관으로 보냈다.

조정은 주애(朱崖)라는 곳에서 삼년간 살았는데 생활고가 심했다. 진회는 여전히 조정을 눈에 든 가시처럼 여겼다. 조정이 62세 되던 때 중병에 걸리니 아들에게 비분강개한 어조로 말했다. “진회가 나를 죽음으로 몰아 넣는구나. 내가 죽지 않으면 너희들이 진회의 화를 입게 될것이고 내가 죽으면 너희들이 연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고는 아들에게 영구(靈柩)앞에 거는 깃발을 달라 하고는 이런 시구를 적어 놓는다.

“나는 기(箕)와 미(尾) 두 별자리를 타고 하늘로 오른다.

나의 기개는 높은 산, 큰 강과도 같이 조정에 남아 있을 것이다.(기장산하)”

며칠 후 조정은 단식끝에 숨을 거두었다.

Share this story on

Messenger Pinterest Link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