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탄관상경(彈冠相慶)

criPublished: 2021-08-25 10:19:12
Share
Share this with Close
Messenger Pinterest LinkedIn

◎글자풀이:떨탄(彈tán),갓관(冠guān),서로상(相xiāng),경사경(慶qìng).

◎뜻풀이:①친구의임관,승진을축하하다.②친구가입사(入仕)하거나승진하면

자신도 장차 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서로 축하하다.

◎출전:한(漢)반고(班固)『한서•왕길전(漢書•王吉傳)』

◎유래:서한(西漢)소제(昭帝)때창읍중위(昌邑中尉)직에있던왕길(王吉)은자가자양(子陽)이었고정직한성품으로늘황제에게간언을하여표창을받았다.왕길은어릴때부터학문에정진하였고그품행이단정하여주변사람들의칭찬을받았던인물이다.

왕길의 이웃집에는 큰 대추나무가 있었고 대추가 탐스럽게 열린 나뭇가지가 담을 타고 왕길의 마당으로 넘어왔다. 왕길의 아내가 보니 대추가 먹음직한지라 몇알 따서 왕길에게 올렸다. 그후 왕길이 이를 알고는 아내의 행위가 부도덕한 것이고 이는 가풍을 어지럽힌 것이라 여겨 홧김에 아내를 집에서 쫓아냈다.

이웃집 주인이 이를 듣고는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그는 사건의 발단이 대추나무가 담을 넘은 것이고 이때문에 왕길이 아내를 집에서 쫓아냈다고 생각하여 그 나무를 베어 버리려 했다. 이웃들이 이를 알고는 찾아와 대추나무 주인을 말리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왕자양이 아내를 다시 집에 돌아오도록 용서해 준다면 나무를 베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추 몇알 때문에 부부간을 갈라 놓았으니 내가 무슨 낯으로 사람들을 본단 말입니까?”

마음씨좋은이웃들이이말을왕길에게전하니왕길은하는수없이아내를다시집에들였다.이때부터왕길의고매한품격이널리알려졌고그후조정에서인재를선발할때왕길은효렴(孝廉)으로천거되었다.입조초반에는낭관으로있었고이어우승직을제수받았고그후에는현령으로승차했으며얼마후창읍왕부(昌邑王府)의중위로있게되었다.

창읍왕은 사냥을 지나칠 정도로 즐겼다. 매번 사냥을 할 때면 수많은 백성들이 몰이꾼으로 동원되었는데 그 규모가 엄청났다. 이를 본 왕길이 이런 간언을 했다. “창읍왕께서는 사냥을 하시느라 매일 200리를 달립니다. 고을의 백성들은 이를 위해 농사일을 제쳐놓고 사냥에 동원되니 이는 농사수확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창읍왕은 이를 받아 들이지는 않았지만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했고 왕길을 존경하게 되었다.

소제가죽은후대장군곽광(霍光)이창읍왕을황제위에올리려했다.이에왕길이즉시창읍왕에게편지를보내권고했다.“대장군곽광은선제를수십년간보필하면서추호의실수도없었습니다.곽광이국정운영에능하니주군께서는보위에오르신후조정의대소사처리를그에게일임하시옵소서.하옵고주군께서는마음내키는대로처리하는버릇을고치고매사에조심하셔야할것이옵니다.”

그러나 창읍왕은 왕길의 말을 귀등으로 흘려 보냈으며 제멋대로 일처리를 하니 결국 황제로 된지 한달도 못되어 폐위되었다.

조정에서는 창읍왕사건에 진노했고 창읍왕부의 관원들의 실직행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정대신들은 왕부의 관원들이 간언의 직책을 다하지 않았고 또 창읍왕의 잘못을 조정에 알리지 않아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여겼다. 이에 곽광이 원래 창읍왕부에서 임직했던 대소관원들을 전부 하옥하라 명했다. 그러나 심사과정에서 왕길이 여러번 창읍왕에게 간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

공우(貢禹)는자가소옹(少翁)이며왕길과는한고향사람이고절친한사이였다.공우는유가경전에박식해박사(博士)로임명되었으며그후에는하남령(河南令)으로승차했다.

한나라 때의 관례에 따르면 조정에서는 해마다 세모가 되면 지방관원들의 실적을 평가하여 표창을 하군 했다. 공우는 상급자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 상급자의 힐난을 받게 되자 관모를 벗고 잘못했노라고 사과하자 상급자가 만족해했다. 허나 공우는 “관모를 이미 벗어 버렸으니 뭘 더 남길게 있단 말입니까”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선제때왕길이다시등용되어익주자사(益州刺史)를제수받았고얼마후에는박사간대부(博士諫大夫)로되었다.왕길의복귀소식을들은공우는기쁨을금치못해모자의먼지를털면서경하했다.이에사람들은“왕길공이관직에있으니공우공이모자를털었다”고말했다.그뜻인즉두사람의정견이일치하고뜻이맞는다는것이다.

Share this story on

Messenger Pinterest Link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