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농교성졸(弄巧成拙)

criPublished: 2021-05-26 15: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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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풀이:희롱할농(弄 nòng),공교로울교(巧 qiǎo),이룰성(成 chéng),졸할졸(拙 zhuō).

◎뜻풀이: 재주 피우려다 일을 망치다.

◎출처:송(宋)황정견(黃庭堅)『졸헌송(拙軒頌)』

◎유래:북송(北宋)때손지미(孫知微)는인물화에조예가깊었고그화풍이독특하여널리이름을날렸다.

한번은손지미가성도(成都)수녕사(壽寧寺)주지스님의부탁을받고절에『구요성군도(九曜星君圖)』를그렸는데그림속의인물들이살아움직이는듯했고지어는이들이입은옷은바람에날리는듯했다.손지미가그림물감을다만들어놓고제일마지막단계인착색을하려고하는중에친구가찾아와함께술마시러가자고했다.손지미가붓을내려놓고는제자들에게말했다.“이그림의기본내용은이미다그려놓았고이제착색만남았으니너희들이마무리하면되겠다.색상이잘못입혀지지않도록조심해야한다.나는친구집에갔다가곧돌아올터이니그때까지다그려놓아라.”

손지미가 간후 제자들은 스승이 그린 『구요성군도』를 세세히 보면서 스승님의 기교와 총체적인 구도의 오묘함을 느꼈고 자신들의 느낀바와 소감을 교류하기 시작했다.

이제자들중에는평시에는노력하지않고소총명으로다른사람들의환심을사는동인익(童仁益)이라는제자가있었다.다들토론에열중하고있었으나그만은침묵하고있었다.한제자가그에게물었다.“자네는왜아무말도하지않는건가?혹시이그림에잘못된점이라도있단말인가?”

동인익이여러사람을둘러보고는짐짓신비한어조로말했다.“수요성군(水曜星君)의옆에있는동자는그표정이살아있는듯하나들고있는수정병에무언가부족한느낌이들지않는가?”

여러 제자들이 동인익의 말을 듣고 다시 그림을 보고나서 이구동성으로 부족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동인익이 이렇게 말했다. “스승께서는 매번 병을 그릴 때마다 꽃 한송이를 그려 넣으시군 하지. 헌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아마도 친구집에 갈 생각이 급하셔셔 꽃을 그리지 못한 것이야. 허니 우리가 스승님을 대신해서 꽃을 그려넣고 착색을 하는게 좋을것 같네.”

여러 사람이 말릴 새도 없이 동인익은 화필을 잡고는 매우 진지하게 꽃병입구에 화사한 붉은 연꽃을 그려 넣었다.

손지미가친구집에서술을마시고돌아와보니수요성군의옆에시립한동자가들고있는꽃병에난데없이붉은연꽃이그려져있는지라웃지도울지도못하면서말했다.“어느멍청이가이런짓을한거야.화사첨족(뱀을그릴때다리를더그려넣는것)정도라면내가책망까지는않겠다만이건재주를피우려다그림을다망쳐버린것이다.(농교성졸)동자가들고있는병은수요성군이물요괴를제압하는진요병(鎭妖甁)인데이제는꽃을꽂는꽃병이라니정말세상사람들이다웃을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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