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분정항례(分庭抗禮)

criPublished: 2021-03-11 10: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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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풀이:나눌분(分fēn),뜰정(庭tíng),대항할항(抗kàng),예도례(禮lǐ).

◎뜻풀이: ①상호간에 대등한 지위나 예의로써 대하다. ②지위가 대등하다. ③상호 대립하다.

◎출전:『장자•어부(莊子•漁父)』

◎유래:천하를주유하던공자(孔子)가어느하루는살구나무가우거진치유(緇帷)라는곳에서휴식을취하고있었다.제자들은한곳에모여책을읽고있었고스승공자는거문고를타면서시를읊없다.이때머리와수염이하얗고긴머리를늘어뜨린늙은어부가강가에배를대고는왼손을무릎위에올리고오른손으로는턱을괴인채공자가하는노래를조용히경청했다.곡이다끝나자어부는자공(子貢)과자로(子路)두사람을불러놓고는공자를가리키며물었다.

“저분은 뭘 하는 사람인고?”

이에자로가노(魯)나라의군자(君子)라고답했다.

그러니노인은“성씨가무엇인가”고물었고자로가공씨(孔氏)라고대답했다.

이에 노인은 “공씨는 뭘 연구하냐”고 또 물었다.

자로가 대답을 하지 않자 자공이 이렇게 답했다. “이 공씨성을 가진 분은 충성과 신의를 굳게 지키고 인의를 실천하십니다. 위로는 군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교화하시면서 천하에 이로운 일을 하십니다.”

어부가 또 물었다. “저 분은 국토를 가진 군주인가요?”

자공이 아니라고 답하니 그럼 왕이나 제후를 보필하는 대신인가고 다시 묻자 자공이 역시 아니라고 답했다.

어부가웃으면서배쪽으로가더니이렇게말했다.“이사람은인의가있다고할수있겠으나재앙을피하기가어려울걸세.자신의몸을그토록혹사하여생명의근본을해쳤으니‘도(道)’와는너무멀리떨어져있구나.”

자공이돌아와서공자에게이를알리니공자는거문고를옆으로밀어놓고는“그사람은성인(聖人)이구나.”라고하며어부가있는곳으로향했다.

이때 어부는 배에 올라 강가를 떠나려 하다가 머리를 돌려 공자를 발견하고는 배를 멈추고 공자와 마주해 섰다. 공자가 몇걸음 뒤로 물러선 후 두번 읍을 하고는 다시 앞으로 나왔다.

어부가 무슨 일인가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방금 선생께서 하신 말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아둔한 저로서는 그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공손하게 기다림은 선생의 고견을 들어모셔 나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부가 “당신은 정말 배우기를 즐기는 사람이군요.”하고 말했다.

공자가 다시 읍을 하고는 “저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공부를 하다보니 어언 69살을 먹었으나 아직까지 깊은 도리를 들은 적이 없으니 어찌 허심하게 가르침을 청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말했다.

어부는도가(道家)의철학적이치에서출발해깊은도리를말해주었다.그내용은주로공자에게자기가해야할일이나할수없는일을하지말며반대로없는일을찾아서하는것역시자신에게재앙을가져오고몸의근본을해칠수있다는것이었다.

어부의 말이 끝난 후 공자는 선생께서 어디에 거주하는지 물었고 기회가 되면 찾아뵙고 학문의 이치를 더 사사받고 싶다고 말했다. 허나 어부는 갈대가 가득한 강기슭을 향해 배를 몰아갔다. 공자는 한참동안이나 강기슭에 서 있었으며 노젓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야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자로가 스승에게 물었다. “저는 스승께서 이렇게 존경을 표하는 분은 처음 보았습니다. 크고 작은 나라의 군주나 국왕들도 스승님을 보면 평등한 예절도 대해 주었습니다.(분정항례) 스승께서는 그들을 만나서는 자부심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헌데 늙은 어부를 만나셔서는 허리를 굽히고 말씀을 나눌 때는 먼저 읍례를 하시니 이는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닙니까? 어찌 초야의 어부를 스승께서는 이토록 겸손하게 대하시는 겁니까?”

이에공자가이런말을남겼다.“연장자를만나공경한태도를취하지않는다면이는실례로되고현자(賢者)를만나존경을표하지않는다면이는어질지못함이다.어부가큰이치를깨우쳤으니내가어찌존경하지않겠느냐?”

이는진(秦)나라이전의도학사상과사회관점을말해주기위한우화이야기로그런일이있었는지는알수없다.원문에서는“분정항례(分庭伉禮)”라고되어있으나“分庭抗禮”로도많이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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