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배궁사영(杯弓蛇影)

criPublished: 2020-12-29 17:18:27
Share
Share this with Close
Messenger Pinterest LinkedIn

◎글자풀이:잔배

◎뜻풀이: 공연한 의혹으로 고민을 하다.

◎출전:한(漢)응소(應劭)『풍속통의•괴신(風俗通義•怪神)』

◎유래:동한(東漢)의학자응소(應劭)는『풍속통의(風俗通義)』라는책을썼는데그중에는그의아버지와관련된이야기가있다.

응소의아버지응빈(應郴)이급읍(汲邑)현령으로있으면서어느해여름주부(主簿)두선(杜宣)을집에청해함께술잔을기울였다.주연은대청에마련되었고대청의북쪽벽에는붉은색활이걸려있었다.그런데실내에빛이비추면서활의그림자가잔속의술에비꼈고잔속의술이움직이면그활도함께일렁였다.이를본두선이작은뱀이술잔속에서움직이는가하여크게놀랐으나상관과함께하는자리라마다하지못하고억지로술을마셨다.그러고는구실을대고급히하직을고했다.

집에 돌아온 두선은 생각할수록 온몸이 아파나는 것 같았고 특히 속에서 큰 통증이 느껴지는듯 하여 아무것도 먹을수가 없었고 끝내는 몸져 누웠다. 집식구들이 온갖 방법을 다해 치료를 했으나 전혀 차도가 없었고 두선은 점점 겨릅대같이 말라버렸다. 얼마간 시일이 흐른후 응빈이 공무때문에 두선을 찾아갔다가 이를 보고는 크게 놀라 왜 이렇게 되셨는가고 물었다. 이에 두선은 그날 응빈대인의 집에 가서 마신 술에 뱀이 들어 있었고 그때문에 이렇게 병에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응빈이 집에 돌아가 한참이나 생각해 보았으나 술잔속에 뱀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머리를 들어 북쪽 벽에 걸린 활을 보고는 짚이는 바가 있어 술잔에 술을 부어서는 두선이 앉았던 곳에 앉아서 보니 과연 술잔에 작은 뱀과 흡사한 그림자가 비쳤다.

이에 응빈은 수종을 보내 두선을 모셔오라 하고는 먼저번 자리에 술상을 차렸다. 두선이 잔을 들여다 보니 뱀의 그림자가 또 있는지라 혼비백산했다. 응빈이 웃으면서 백에 걸린 활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세히 보시구려. 이는 벽에 걸린 활의 그림자일 뿐이니 어찌 뱀이라 한단 말이요?” 그러고는 하인을 시켜 활을 내리라 하니 술잔속 뱀의 그림자가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때에야 두선은 영문을 알게 되었고 병도 곧 나았다.

같은이야기는서진(西晉)때사람인악광(樂廣)의친구에게도발생했다.역시잔속에비낀활의그림자를보고놀라서병에걸렸고결국진상을알게된후에는의심과두려움을해소한친구의병이금방나았다는이야기이다.

Share this story on

Messenger Pinterest Link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