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오늘의성구"빈지여귀(賓至如歸)"'손님이제집에돌아온것같이편안하게대접받다.'

criPublished: 2015-01-19 15: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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賓至如歸

◎글자풀이:

손님빈

◎뜻풀이:

손님이 제 집에 돌아온 것 같이 편안하게 대접받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유래:

진(晉)나라는문공(文公)의바른정치로강대국인초(楚)나라를누르고제후들의맹주(盟主)가되었다.진나라는주변제후국들로부터공물(貢物)을받았는데찾아오는사신들이머무를수있는여관을특별히지었다.

진문공이세상을떠나고그뒤를이어평공(平公)이즉위하였다.한번은정(鄭)나라의군주인간공(簡公)이대부자산(子産)을데리고진나라를방문하였는데진평공이만나주지않았다.진나라의오만한태도에몹시분개한자산은명령을내려투숙한곳의담장을모두허물게하고타고온수레와예물들을그대로정원에방치하도록했다.

정나라가무례하다고여긴진나라평공은대부사문백(士文伯)을보내자산에게그책임을물었다.

"요즘 들어 진나라에 도둑이 득실거리고 있소. 제후들이 늘 사신을 보내기 때문에 여관마다 튼튼한 대문을 달고 높은 담을 쌓아 오신 사신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소. 헌데 당신이 지금 그 담을 부수어버렸으니 그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오. 당신은 부하들의 호위로 두렵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의 사신들은 더는 이곳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소.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사문백의 질책에 자산은 침착하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담장을 허물어버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정나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소국에 불과합니다. 늘 대국에 공물을 바치고 있지요. 그런데 공물을 요구하는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늘 조심스럽습니다. 전국의 재물을 모아서 귀국에 바치려고 급급히 떠나 이곳까지 왔는데 도착하고 보니 군주께서 만나주지 않습니다. 게다가 언제 만나주겠다는 약속도 없으십니다. 가지고 온 예물들은 어찌하란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사문백이 되물었다.

"갖고 있다가 폐하께 바치면 될 것을... 애꿎은 담장은 왜 허문 것이오?"

"이는모두진귀한보물들입니다.헌납하는의식을거치지않고드린다면예의에어긋나는것이며귀국의대신들을모욕하는것과다름이없습니다.그렇다고부고(府庫)에함부로들여놓을수도없으며노천에마냥방치할수도없는노릇아니겠습니까?혹시라도비바람을맞아볼품없이되어버린다면결국그죗값은우리가받게됩니다.문공께서군주였을때에는이렇게빈객을맞지않으셨습니다.누각조차없는작고초라한궁궐이었지만영빈관만은높고크게지었습니다.공물을저장하는창고와마구간은늘따로준비되어있었으며도로와도성벽도잘손질되었습니다.어디그뿐이겠습니까?빈객들이도착하면횃불을들고손님을따뜻하게맞아주었으며수레를둘곳과빈객하인들의거처까지빈틈없이마련해주셨습니다.또문공께서는절대빈객들의시간을지체하는일이없었습니다.제후들과늘고락을같이했으며빈객들의고민을들어주고안위해주었으며부족한것을도우셨습니다.그리하여빈객들은진나라에오면자기집으로돌아온것마냥아무런걱정이없었습니다.(賓至如歸)"

자산이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릅니다. 궁궐은 몇 리나 이어졌지만 제후들이 머무는 방은 노예가 사는 것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대문으로 수레가 들어가지 못하니 물건을 밖에 그대로 방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둑들이 이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게다가 전염병도 막아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담장을 헐고 귀중품들을 들여놓지 않았다면 무슨 대책이 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진상품을 바칠 수 있게 해주신다면 담장을 원래보다 더 튼튼하게 복구해 놓겠습니다."

사문백은 어쩔 수 없이 조정에 들어가 이 사실을 전했다. 평공은 "우리의 덕행이 실로 부족했구나. 노예들이 머물고 있는 곳을 허물고 제후들을 맞이하라"고 명령한 다음 자산에게 사과하였다. 그 후 진 평공은 정간공과 자산을 특별한 예를 갖추어 만났다.

이이야기는《춘추좌전(春秋左傳)양공(襄公)31년》에기록되었다.여기에서유래된고사성어"빈지여귀(賓至如歸)"는손님이제집에돌아온것처럼편안하게대접받는것을이르는말로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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