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이야기] 칼국수 한 그릇에 마음을 담아(손순덕)

2017-05-15 09:50:07 CRI

지평선우로 빨갛게 불타는 일몰을 감상하면서 시원한 바다바람 맞으며 막걸리 한잔, 참으로 환상적이지 않은가?

나는 10년전 위해에서 위치가 제일 좋은 곳에 가게를 차리고 한국에서 배워온 료리기술로 자그마한 식당을 차렸다. 열심히 장사를 하면서 경험도 쌓고 메뉴개발에도 꾸준히 힘썼다. 깊고 깔끔한 맛을 앞세우고 철저한 위생관리, 합리한 가격과 친절한 써비스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이 점점 많이 늘면서 이젠 위해 한식당으로는 꽤 유명해졌다. “위해에서 조개구이 먹으려면 바다가 조개구이집으로”, “그 집 통우럭구이는 참 독특해. 맛이 묘하면서 자꾸 당기게 한다니까.”… 특히 우리 집 바지락칼국수는 먹어본 손님마다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싱싱하고 근사한 재료만 사용하고 아낌없이 재료를 넉넉히 넣어주는것이 맛을 좌우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정성인것 같다. 재료를 넣는 순서라든가 끓이는 시간이며 저어주는 회수까지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매일매일 물맛을 채크하는것은 기본이고 성수기때 그 바쁜 와중에도 그릇에 이쁘게 담아내는것까지 등한하지 않는다. 그 정성이 빛을 냈는지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멀리 다른 구에 사는 손님들까지 택시나 자가용차를 리용해 우리 음식점을 찾아온다. 손님들은 칼국수를 맛 있게 먹고는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간다. 칼국수를 팔아서 부자가 되랴만은 우리 가게를 찾는 모든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여 칼국수를 끓여드린 보람으로 단골손님이 점점 많아지면서 비수기에도 걱정없이 장사를 할수 있게 되였다.

하지만 처음엔 어려운 일도 많았다. 해산물이 풍부한 곳에서 장사를 한다면서 해산물에 관해 아는것이 너무 적었다. 그리하여 하나하나 배우며 익혀야 했다. 그보다 더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일부러 꼬투리를 잡는 손님들이였다. 가격이 비싸다느니 음식이 형편없다느니 써비스가 엉망이라느니… 한번은 한 손님이 친구 여럿을 데리고 왔는데 “음식이 제대로 나올지나 모르겠어.” 하며 대놓고 모욕을 주는게 아닌가. 이건 그냥 참는다고 될 일이 아니였다. 또 무슨 막말이 나올지 모를 일이였다. 반드시 따끔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그러려면 방법은 딱 한가지-실력으로 그 사람의 입에 자갈을 물릴수 밖에… 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주방에 들어가 주문받은 료리를 한가지한가지 정성들여 만들었다. 그리고 예쁜 접시에 곱게 담아서 서빙까지 한치의 오차가 있을세라 깍듯이 마무리했다. “주문하신 감자전입니다.” “세상에, 감자전이 예술이네! 생각지도 못했는데 완전 환상이다.” 같이 온 손님들이 감탄을 쏟아냈다. 소라무침을 올렸을 때는 “역시 뭔가 달라도 달라.” 하더니 맨나중에 매운탕을 올릴 때는 손님들이 감탄을 련발했다. “료리를 딱 먹어봐야만 맛을 아는게 아니야. 아주머니 료리솜씨 대단합니다. 소문이 괜한게 아니네요.”

음식점위치가 관광지인만큼 외국인손님도 꽤 많다. 나는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에게 열심히 우리 민족 음식을 알린다. 일본손님들은 우리 집 랭면을 참 반기고 로씨야손님들은 해물파전을 좋아한다. 어느 여름날 오후, 외국인 세명이 들어오더니 간이테블에 둘러앉았다. 내가 로씨야말로 식사하시겠느냐고 물으니 잠간 쉬였다 가겠다고 영어로 대답하면서 커피도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커피 세잔을 타드리고나서 서투른 영어로 우리 집 메뉴를 열심히 설명하였다. “우리 식당은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한(韩)식당입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꼭 드셔보세요.” 그런데 웬걸, 그날 저녁에 그분들이 진짜로 식사하러 왔다. 그분들은 옆테블에 앉은 한국손님이 주문한 메뉴대로 조개구이와 해물파전을 시켰다. 그리고는 아주 맛 있다고 연신 찬탄했다. 알고보니 비즈니스로 위해에 온 스위스손님들이였는데 위해에 있는 스위스인은 다 데려오는게 아닌가싶을 정도로 여름 내내 단골손님이 되였다. 그 덕분에 외국인 단골손님들이 뜻하지 않게 아주 많아졌다.

한번은 한 나이 지긋한 손님이 아주 서투른 우리 말로 “두비장물 있슴까?”라고 물었다. 로씨야에 사는 우리 동포인데 우리 말을 거의 잊었으면서도 어려서 어머니가 해줬던 된장찌개가 그렇게 그리웠단다.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된장찌개를 상에 올렸더니 그렇게나 반가와하며 맛 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연신 “꾸스납, 꾸스납.” 하더니 기억속에 간신히 남아있는 단어 몇개를 외웠다. “콩나물”, “김치”, “명태”… 마치 숙제검사를 거치는 유치원아이처럼. 그날 그분은 분명 행복을 느꼈을것이다. 아련한 추억속에서 고향의 맛, 어머니의 음식맛을 찾아내여 되새길수 있는 날이 되였을테니까.

나는 내가 이렇게 장사를 하는게 단지 돈만 버는것이 아니라 어쩌면 좋은 일을 하고있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여름방학때면 우리 음식점에서는 근처 직업고중의 한국어학부 학생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쓰군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일만 가르치는게 아니라 우리 민족 음식과 우리 민족의 례의범절도 가르친다. 한두달씩 우리 가게를 거쳐간 아이들중에 5성급호텔에 취직한 학생도 있고 한국기업에 취직한 학생도 있는데 우리 음식점에서 쌓은 경험들이 취업에 도움이 되였다고 늘 고마와했다.

나이 쉰, 욕심만 앞세울 나이는 아닌것 같다. 여태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앞으로는 가진것에 만족하고 나누고 도우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그려본다. 그곳에는 분명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 성취감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2016년에는 료리강좌를 조직하려고 한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극복할수 있을것이다. 맛 있고 건강하고 과학적인 우리 음식을 호기심 많은 이웃들에게, “대장금”을 동경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전수하며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적은 힘이나마 보태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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